자영업자 노린 '통장묶기' 범죄… 핵심은 '고의성 부재' 소명

최근 보이스피싱 피해구제 절차상 지급정지 제도를 악용한 이른바 '통장묶기' 또는 '통장협박' 범죄가 문제가 되고 있다. 자영업자,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 중고거래 이용자, 가상자산 투자자처럼 계좌번호가 외부에 노출되기 쉬운 사람의 계좌에 소액을 송금한 뒤, 해당 계좌를 보이스피싱 관련 계좌로 신고해 지급정지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행위는 단순한 금융 분쟁으로 보기 어렵다. 지급정지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상대방의 영업과 생계를 압박하고, 계좌 해제를 빌미로 금전을 요구하는 경우 공갈, 사기, 업무방해 등 여러 형사상 쟁점이 문제될 수 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갑자기 계좌가 정지되면서 매출 정산, 거래처 대금 지급, 임대료나 인건비 송금 등 일상적인 사업 운영에 큰 차질을 겪게 된다.

피해자들이 쉽게 오해하는 부분 중 하나는 "잘못 들어온 돈이니 다시 돌려주면 계좌가 풀리겠지"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출처를 알 수 없는 돈을 임의로 인출하거나 송금인 또는 제3자가 알려준 계좌로 돌려보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지급정지가 곧바로 해제되지 않을 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 범죄 조직의 요구에 응한 것으로 보이거나 추가 협박의 빌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장묶기 사안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은 계좌 명의인이 보이스피싱 범죄에 관여할 의사나 인식이 없었다는 점, 즉 '고의성 부재'를 신속하고 객관적으로 소명하는 것이다. 범죄 조직의 일방적인 송금으로 계좌가 묶인 피해자라는 사실을 자료로 설명하지 못하면, 사기이용계좌 명의인으로 오해받아 지급정지 상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

지급정지가 장기화되면 단순히 해당 금액을 사용하지 못하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사업용 계좌가 정지된 자영업자나 온라인 판매자는 매출 정산, 거래처 결제, 세금·임대료·인건비 지급 등에서 직접적인 손실을 입을 수 있다. 특히 전자금융거래 제한이나 신규 금융거래 제한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실제 소명 과정에서는 금융거래 내역 정리와 디지털 증거 확보가 핵심이다. 출처 불명의 돈이 입금된 직후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협박성 연락을 받았는지, 메신저 대화나 문자메시지가 남아 있는지, 해당 계좌가 정상적인 영업·거래 활동에 사용되던 계좌인지 객관적 자료로 설명해야 한다. 최근 제도 개선으로 통장협박 피해자가 자료를 갖춰 금융회사에 이의제기를 하면, 피해금과 관련이 없는 부분에 대해 지급정지 해제를 요청할 수 있는 길도 마련됐다.

경찰이나 금융기관으로부터 소명 요구를 받았을 때 "모르는 돈이 들어왔을 뿐"이라고만 진술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불법 장외거래, 사설 환전, 비정상적 금전거래 등 본인에게 불리해 보이는 사정을 숨기기 위해 사실관계를 왜곡하면 오히려 소명이 거부되거나 수사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자금의 유입 경위, 계좌 사용 목적, 입금 직후의 인식과 대응을 일관되게 설명하는 것이다.

계좌가 지급정지된 경우에는 먼저 해당 금융기관을 통해 지급정지 사유와 관련 금액을 확인해야 한다. 이후 입금 내역, 정상 거래 자료, 매출 자료, 거래처 계약서, 협박 메시지, 통화 기록, 신고·상담 내역 등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하고, 금융회사에 이의제기 및 지급정지 해제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입금된 돈을 임의로 인출하거나 제3자에게 송금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금융기관의 이의제기 절차만으로 해결되지 않거나 채권소멸절차가 진행될 위험이 있다면 민사적 대응도 검토할 수 있다. 허위로 송금된 돈과 관련해 계좌 명의인이 보이스피싱 범죄와 무관하다는 점, 해당 금액에 대해 별도의 법률관계가 없다는 점을 정리해 채권소멸절차나 지급정지 유지의 부당성을 다투는 방식이다.

통장묶기 사건은 단순히 "억울하게 계좌가 묶였다"는 주장만으로 해결되기 어렵다. 송금 경위, 계좌 사용 목적, 협박 정황, 거래 패턴, 입금 직후 대응을 종합해 무고한 피해자와 범죄 가담자를 구분할 수 있는 객관적인 소명 구조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통장묶기 사건의 핵심은 고의성 부재, 정상적인 계좌 사용 내역, 범죄 조직과의 무관성, 입금 직후의 적절한 대응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데 있다. 초기 단계부터 자금 흐름과 수사 절차를 정확히 이해하고 대응해야 계좌 동결 장기화를 막고 일상적인 경제활동으로 복귀할 수 있다.


도움말 : 법률사무소 새율 강민기 대표변호사


출처 : ㅍㅍㅅㅅ PP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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