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가정폭력, 초기 대응이 이후 형사·가사 절차 좌우한다

명절에는 장시간 함께 머무는 시간이 늘고 가사분담, 가족관계, 음주 등 여러 요인이 겹치면서 부부 간 갈등이 커지는 경우가 있다. 말다툼으로 시작했더라도 욕설이나 협박, 신체적 충돌로 이어졌다면 단순한 부부싸움으로만 볼 수 없다. 중요한 것은 ‘명절에 가족끼리 벌어진 일’이라는 이유가 아니라 실제 어떤 행위가 있었고, 피해와 재발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다.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가정구성원 사이에서 발생하는 신체적·정신적 또는 재산상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가정폭력으로 보고, 그중 일정한 범죄를 가정폭력범죄로 다룬다. 폭행이나 상해뿐 아니라 협박, 재물손괴 등 구체적인 행위에 따라 적용되는 법률과 절차도 달라질 수 있다.

가정폭력이 계속되고 있거나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면 우선 피해자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112 신고가 이뤄지면 경찰은 현장에서 폭력의 정도와 재발 가능성 등을 확인한다. 상해 여부, 협박의 내용, 흉기 사용 여부, 아동이나 노인 등 보호가 필요한 가족이 함께 있었는지 등도 함께 살펴보게 된다.

현장에서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거나 현행범 체포 등이 이뤄질 수 있다. 피해자를 쉼터 등 안전한 장소로 이동시키는 조치도 가능하다.

경찰 단계에서는 긴급임시조치를 통해 접근이나 연락을 제한할 수 있고, 이후 검사가 법원에 임시조치를 청구하면 퇴거·격리, 일정 거리 이내 접근금지, 전화나 메신저 등을 통한 접근금지 등이 결정될 수 있다. 사안에 따라 친권행사 제한이나 유치장·구치소 유치 등의 조치도 검토될 수 있다.

폭행이나 상해, 협박 등 형사범죄가 인정되면 별도의 형사절차도 진행된다. 가정폭력 사건이라고 해서 형사책임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모든 사건이 동일한 처분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므로 폭력의 정도, 반복성, 피해 결과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증거 보전도 중요하다. 상처가 있다면 가능한 한 발생 당시 상태를 사진으로 남기고 진료를 받은 경우 의무기록을 보관하는 것이 좋다. 문자나 메신저 대화, 적법하게 확보한 녹음자료, 경찰 신고내역, 주변 CCTV 등도 당시 상황을 확인하는 자료가 될 수 있다.

폭력이 반복됐다면 각각의 사건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언제 어떤 이유로 폭력이 발생했는지, 이후 사과나 협박이 있었는지, 자녀가 이를 목격했는지 등을 정리하면 반복성과 위험성을 판단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이 같은 자료는 형사절차뿐 아니라 향후 이혼이나 위자료, 친권·양육권 분쟁에서도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특히 폭력이 일회성 사건인지 반복적인 행위였는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는 신고 기록과 진술조서, 의무기록, 사진과 녹음자료 등이 함께 검토될 수 있다.

가정폭력은 혼인관계의 지속 여부와도 연결된다. 배우자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거나 폭력으로 인해 혼인관계를 계속하기 어려운 상태에 이르렀다면 민법상 재판상 이혼사유가 문제될 수 있다.

다만 폭력이 확인됐다고 해서 위자료 액수나 친권·양육권이 자동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위자료는 혼인 파탄 경위와 책임 정도 등을, 친권·양육권은 자녀의 복리와 양육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판단하게 된다.

명절 기간에는 평소보다 가정폭력 신고가 늘어나는 경향도 나타난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올해 추석 연휴 기간 가정폭력 신고는 하루 평균 1,294건으로 평소 908.9건보다 42.4% 증가했고, 지난해 추석 연휴 하루 평균 1,145.3건과 비교해도 13% 늘었다.

가정폭력 사건은 신고하는 순간부터 이후 절차가 서로 연결된다. 초기 신고 내용과 현장 조치, 증거 확보 여부가 이후 형사수사와 보호조치, 이혼 및 양육권 분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폭력이 발생했다면 이를 단순한 ‘집안 문제’로 넘기기보다 먼저 안전을 확보하고, 필요한 자료를 가능한 범위에서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에는 사건의 정도와 반복성, 피해자의 현재 상황에 따라 형사절차와 가사절차를 구분해 대응 방향을 검토해야 한다.


법률사무소 새율 최성현 변호사


출처 : 공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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