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직구 통한 마약류 밀수입, 핵심은 ‘인식 가능성’과 ‘객관적 정황’ 소명 [최성현 변호사 칼럼]

최근 관세청과 수사기관이 국제우편과 특송화물, 해외 직구 플랫폼, 배송대행지 등을 통한 마약류 반입에 대한 통관 검사와 단속을 강화하면서 관련 조사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 마약류로 규제되는 성분이 포함된 의약품이나 기호품 등을 해외에서 구매했다가 세관 단계에서 통관이 보류되거나 마약류 밀수입 혐의로 조사를 받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해외 직구를 통한 마약류 사건은 단순히 제품을 주문했다는 사실만으로 판단되는 문제가 아니다. 수사기관은 해당 물품의 성분과 효능, 구매 경위, 배송 방식, 결제 수단, 수취인 정보, 판매자와의 대화 내용 등을 종합해 구매자가 해당 제품에 마약류 성분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인식했는지, 적어도 그 가능성을 의심하면서도 국내 반입을 감수했는지를 확인한다.

마약류 수입은 단순 투약이나 소지와 달리 중하게 다뤄질 수 있는 범죄다. 마약류의 종류와 성분에 따라 적용되는 법정형에는 차이가 있지만, 마약이나 대마, 일부 향정신성의약품을 수입한 경우에는 엄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제품을 개인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소량 주문했더라도 수입 행위 자체가 문제될 수 있으므로 단순 소비 목적이라는 사정만으로 형사책임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많은 피의자가 "해외 사이트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이라 문제가 될 줄 몰랐다"고 해명한다. 그러나 수사기관은 단순히 몰랐다는 진술만으로 고의가 없었다고 판단하지 않는다. 구매 당시 제품 설명과 성분 표기, 판매 페이지 내용, 검색 기록, 결제 방식, 배송 경로 등 객관적인 정황을 함께 검토해 마약류 성분에 대한 인식 여부와 미필적 고의가 있었는지를 판단한다.

실제 조사 과정에서 중요한 쟁점은 구매 당시의 '인식 가능성'과 '거래의 객관적 정황'이다. 해당 물품의 국내 반입 가능 여부를 사전에 확인했는지, 제품 설명이나 효능에 마약류 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의심할 만한 표현이 있었는지, 정상적인 해외 직구 절차를 이용했는지, 타인 명의의 개인통관고유부호나 수취지를 사용했는지 등이 주요 판단 요소가 될 수 있다.

특히 일반적인 해외 직구와 달리 가상자산이나 비정상적인 결제 수단을 이용하거나, 수취인 명의와 주소를 반복적으로 변경하거나, 판매자와 은어를 사용해 대화한 정황이 있다면 수사기관은 이를 마약류에 대한 인식이나 은밀한 반입 의도를 뒷받침하는 자료로 볼 수 있다.

수사는 주문·배송·결제 과정에서 남은 디지털 자료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해외 쇼핑몰 주문 내역, 카드 또는 계좌 결제 기록, 배송대행지 이용 내역, 세관 통관 자료, 판매자와의 메신저 대화, 인터넷 검색 기록,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 등이 함께 분석될 수 있다.

따라서 해외 사이트를 통해 구매했다거나 개인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주문했다는 사정만으로 법적 책임을 피하기는 어렵다. 반대로 이러한 자료는 구매자가 해당 제품을 일반적인 의약품이나 기호품으로 인식했다는 점을 설명하는 근거가 될 수도 있다.

제품의 성분이 명확히 표시되지 않았거나 실제 표시 내용과 다른 성분이 검출돼 마약류 밀수입 혐의를 받게 된 경우라면 구매 당시의 인식과 거래 경위를 객관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정적으로 혐의를 부인하기보다 정식 해외 쇼핑몰에서 일반적인 절차로 주문·결제한 자료, 판매 페이지의 제품 설명, 당시 확인한 성분표, 일반 소비자 후기, 통상적인 가격과 배송 방식 등을 확보해야 한다.

특히 제품 설명상 마약류 성분이 표시되지 않았거나 일반적인 건강기능식품·의약품·기호품으로 오인할 만한 사정이 있었다면 당시 구매자가 마약류라고 인식하기 어려웠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자료는 단순히 "몰랐다"고 주장하는 것보다 구매자가 왜 해당 제품을 정상적인 물품이라고 믿었는지, 구매 과정에 은밀하거나 비정상적인 정황이 없었는지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구매 당시의 인식 경위와 객관적 자료가 일치해야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의 설득력을 높일 수 있다.

반대로 국내 반입이 제한된 성분임을 어느 정도 인식했거나 마약류일 가능성을 의심하면서도 주문한 정황이 있다면 대응 방향은 달라져야 한다. 이 경우 객관적 자료와 배치되는 무리한 부인보다 사실관계를 정확히 정리하고, 범행 경위와 가담 정도, 수사 협조 여부, 개인 사용 목적이었는지, 유통이나 판매 의도가 없었는지, 실제 투약 여부와 보관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만 개인 사용 목적이나 소량 주문이라는 사정만으로 수입죄가 성립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사정은 범행의 목적과 경위, 가담 정도 등을 판단하거나 양형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고려될 수 있으므로 형사책임 성립 여부와 양형 사유를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수사기관의 연락을 받고 당황해 판매자와의 메신저 대화방을 삭제하거나 휴대전화를 초기화하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이러한 행동은 구매 경위를 설명할 수 있는 자료를 스스로 없애는 결과가 될 수 있으며, 수사기관으로부터 증거를 은폐하려 한 정황으로 의심받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해외 주문 내역과 판매 페이지가 삭제되거나 변경될 수 있으므로 주문 당시의 상품 설명, 성분 표시, 결제 내역, 배송 정보, 판매자와의 대화 내용을 가능한 범위에서 원본 상태로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마약류 밀수입 사건에서는 수사기관이 단순히 적발된 물품의 성분만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구매 전 검색 기록, 반복 주문 여부, 결제 방식, 배송 경로, 수취지 변경 내역, 판매자와의 대화, 통관 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구매자의 인식과 고의성을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마약류 밀수입 사건은 단순히 "몰랐다"거나 "억울하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수사기관이 어떤 자료를 근거로 마약류에 대한 인식과 고의를 판단할 수 있는지, 반대로 어떤 정황이 정상적인 구매 과정이나 고의성 부재를 설명할 수 있는지를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 조사에서 이루어지는 진술은 이후 수사 방향을 정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사실관계가 충분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측에 의존해 답변하거나 주문 내역과 디지털 자료에 배치되는 진술을 하면 진술의 신빙성이 낮게 평가될 수 있다. 따라서 조사 전 구매 과정과 제품 인식 경위, 결제·배송 내역, 디지털 자료 등을 충분히 확인하고 사실관계를 일관되게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해외 직구를 통한 마약류 밀수입 사건은 제품의 성분뿐 아니라 구매자의 인식 여부, 거래 과정의 객관적 정황, 통관 기록, 결제 내역, 배송 정보, 디지털 자료 등이 함께 검토되는 복합적인 사안이다.

따라서 관련 사건에서는 사실관계와 객관적 자료를 충분히 검토하고 수사 절차와 관련 법리를 정확히 이해한 상태에서 일관성 있게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법률사무소 새율 최성현 대표변호사)


출처 : 미디어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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