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신고는 한 건만 접수되더라도 사실관계에 따라 접근금지나 연락금지, 나아가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이나 유치장·구치소 유치와 같은 중대한 형사절차로 빠르게 이어질 수 있다. 특히 2023년 반의사불벌죄 규정이 폐지된 이후에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더라도 수사와 처벌 절차가 계속될 수 있어, 감정 다툼이나 오해에서 시작된 사안이라도 일단 신고가 접수되면 가볍게 대응하기 어렵다.
대검찰청이 2024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7월부터 2024년 5월까지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람은 5,257명으로, 월평균 478명에 달했다. 이는 법 개정 전보다 77.5% 증가한 수치다. 최근에는 정부가 법무부·성평등가족부·대검찰청·경찰청 관계부처 TF를 구성해 현행 최장 9개월인 스토킹 잠정조치 기간을 더 연장하는 법 개정까지 추진하고 있어 스토킹 사건에 대한 대응 수위는 더욱 강화되는 추세다.
스토킹범죄가 성립하려면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법에서 정한 유형의 접근이나 연락 등의 행위를 하고, 이러한 행위가 객관적·일반적으로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여야 한다. 나아가 이러한 스토킹행위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이루어져야 스토킹 '범죄'가 성립한다.
이때 반드시 상대방이 현실적으로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느꼈다는 사실까지 입증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행위자와 상대방의 관계와 지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행위 태양, 당시의 언동과 주변 상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단순히 연락 횟수만을 기준으로 스토킹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처벌 수위도 가볍지 않다. 스토킹범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고, 흉기나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이용해 범행한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가중된다. 사안에 따라 수강명령이나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이 함께 부과될 수도 있다.
스토킹 신고 이후 피해자 보호조치는 매우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다. 스토킹행위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고 스토킹범죄의 예방을 위해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경찰은 법원의 사전 결정 없이도 피해자나 그 주거 등으로부터 100m 이내 접근을 금지하거나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을 금지하는 긴급응급조치를 할 수 있다.
긴급응급조치는 경찰이 현장에서 조치를 한 때부터 바로 효력이 발생한다. 다만 검사는 조치가 이루어진 때부터 48시간 이내에 지방법원 판사에게 사후승인을 청구해야 하고, 검사가 사후승인을 청구하지 않거나 판사가 이를 승인하지 않으면 해당 조치는 취소된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검사가 법원에 잠정조치를 청구하면 법원은 스토킹범죄 중단에 관한 서면 경고뿐 아니라 100m 이내 접근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국가경찰관서의 유치장 또는 구치소 유치까지 결정할 수 있다. 아직 유죄가 확정되지 않은 수사 초기 단계에서도 이동과 연락의 자유가 제한되고, 경우에 따라 실제 신병까지 구금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접근금지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은 처음부터 최대 3개월까지 결정할 수 있고, 피해자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두 차례에 걸쳐 각각 3개월의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다. 현행법상 최장 9개월까지 이어질 수 있는 셈이다. 직장이나 주거지가 피해자와 가까운 경우에는 그 기간 동안 출퇴근이나 일상적인 이동에도 상당한 제약이 생길 수 있다.
이미 내려진 조치를 위반하면 상황은 더욱 무거워질 수 있다. 법원의 승인을 받은 긴급응급조치를 이행하지 않으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고, 잠정조치 가운데 100m 이내 접근금지나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를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잠정조치로 부착된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임의로 분리하거나 손상하는 등 그 효용을 해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이는 단순히 기존 스토킹 혐의의 형량이 조금 무거워지는 문제가 아니다. 당초 신고된 스토킹 혐의와 별도로 긴급응급조치 또는 잠정조치 불이행 자체에 대한 형사책임까지 추가로 문제될 수 있다.
또한 수사기관은 조치 위반 사실을 재범 위험성이나 피해자에 대한 위해 가능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사정으로 볼 수 있다. 당초에는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가 진행될 수 있었던 사안이라도 접근금지나 연락금지를 반복적으로 위반한다면 보다 강한 잠정조치가 검토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이나 유치장·구치소 유치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진다.
따라서 조치를 받은 뒤에는 자신의 판단으로 금지 범위를 좁게 해석해서는 안 된다. 전화나 문자메시지는 물론 메신저나 SNS 등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촉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어떤 장소에 접근해서는 안 되는지, 어떤 방식의 연락이 금지되어 있는지는 실제 잠정조치 결정의 내용을 기준으로 판단되므로 결정문에 기재된 조치의 범위를 정확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잠정조치는 유죄가 확정되기 한참 전인 수사 초기 단계에서 내려지는 조치이지만 현실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결코 가볍지 않다. 접근금지 범위에 직장이나 일상적인 생활공간이 포함되면 출퇴근이나 업무수행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유치장·구치소 유치가 결정되면 실제 신병이 구금된다. 이후 사건이 불송치나 불기소로 종결되더라도 그때까지 입은 업무상·사회적 불이익은 쉽게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반복적인 연락이나 접근이 곧바로 스토킹범죄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도 스토킹 여부를 판단할 때 행위자와 상대방의 관계, 연락이나 접근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인 행위의 방법과 정도, 당시의 언동, 주변 상황 등 전후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분쟁 해결이나 권리행사라는 목적이 있었다면 그 목적뿐 아니라 실제 선택한 방법과 정도가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범위 안에 있었는지도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될 수 있다.
잠정조치 결정이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면 불복 절차도 검토할 수 있다. 검사, 스토킹행위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은 잠정조치 결정에 법령 위반이나 중대한 사실오인이 있거나 결정이 현저히 부당한 경우, 결정을 고지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항고할 수 있다. 이와 별도로 스토킹행위자나 그 법정대리인은 법원에 잠정조치의 취소 또는 종류의 변경을 신청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서 반드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잠정조치에 항고를 하더라도 기존 결정의 집행이 정지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이 기존 결정을 취소하거나 변경하기 전까지는 접근금지와 연락금지 등 기존 잠정조치를 그대로 지켜야 한다. 결정에 불복한다는 이유로 임의로 상대방에게 연락하거나 접근하면 오히려 잠정조치 위반에 따른 별도의 형사책임이 문제될 수 있다.
따라서 잠정조치의 필요성 자체를 다툴 객관적인 사정이 있거나 조치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 생계나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주는 경우에는 7일이라는 짧은 항고기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연락이 이루어진 경위와 목적, 상대방과의 기존 관계, 연락의 횟수와 간격, 정당한 사유를 뒷받침할 수 있는 메시지나 통화내역 등 객관적인 자료를 신속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경찰대 출신으로 오랜 기간 수사 실무를 다뤄온 경험에 비춰보면, 긴급응급조치와 잠정조치는 초동수사 단계에서 확보된 통화기록, 메시지 내용, CCTV 영상, 목격자 진술 등 비교적 제한된 자료를 토대로 신속하게 검토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스토킹 혐의를 받게 되었다면 감정적으로 상대방에게 연락해 해명하거나 신고를 취소해 달라고 요구하기보다, 연락이 이루어진 경위와 반복성의 의미, 상대방과의 관계, 연락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이나 정당한 사유를 보여주는 객관적인 자료부터 체계적으로 정리해야 한다.
스토킹 잠정조치는 어디까지나 형사재판이 확정되기 전 단계의 조치이지만, 그로 인해 발생하는 현실적 불이익은 결코 임시적이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일단 결정이 내려지면 불복하더라도 곧바로 효력이 정지되는 것이 아닌 만큼, 사건 초기부터 수사 절차와 잠정조치의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고 신중하게 대응 방향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 : 법률사무소 새율 강민기 대표변호사
출처 : 국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