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킥보드를 타고 중앙선을 넘나들며 위태롭게 달리던 운전자가 도로에 넘어졌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술 냄새와 부정확한 발음을 확인하면서 음주 사실이 드러난 사례가 있다. '자전거 같은 거니까 괜찮겠지'라는 생각과 달리, 전동킥보드는 도로교통법상 개인형 이동장치(PM)로 분류돼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 이상이 있어야 운전할 수 있는 엄연한 교통수단이다.
도로교통법 제44조(음주운전 금지)는 자동차뿐 아니라 자전거등을 운전하는 사람에게도 그대로 적용되고, 기준이 되는 혈중알코올농도 역시 자동차와 동일한 0.03%다.
범칙금 액수만 보고 가볍게 여기기 쉽지만, 진짜 문제는 운전면허 처분이다. 현장에서 부과되는 범칙금은 10만 원(음주측정 거부 시 13만 원) 수준이지만,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 0.08% 미만이면 면허 정지 100일, 0.08% 이상이면 면허취소(결격기간 1년) 처분을 받는다.
이때 개인형 이동장치 운행 자격만 박탈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보유한 1종 보통, 2종 보통 등 모든 자동차 운전면허가 동시에 취소돼, 운수·배달·영업직 등 운전이 생계인 사람에게는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사고도 매년 반복되고 있다. 인천 송도의 한 교차로에서는 술을 마신 채 전동킥보드를 몰다 신호를 위반해 SUV 차량과 충돌한 운전자가 붙잡혔는데,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인 0.08% 이상이었다.
고양시에서는 음주 상태로 횡단보도를 전동킥보드로 주행하던 20대 남성이 직진 차량과 충돌한 뒤 현장을 이탈했다가 자택에서 붙잡히기도 했다. 당시 이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 역시 면허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로 사람을 다치게 하면 도로교통법 위반을 넘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위험운전치상)까지 적용될 수 있다. 실제로 만취 상태에서 전동킥보드를 몰다 자전거를 몰고 가던 피해자를 들이받아 상해를 입힌 운전자에게 특가법 위험운전치상죄를 적용해 벌금 7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대법원이 그대로 확정한 판례도 있다. 상해의 경우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하다.
사고 후 그대로 자리를 이탈하면 뺑소니(특가법상 도주치상)가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전동킥보드는 도로교통법상 개인형 이동장치로 분류되지만 법적 본질은 원동기장치자전거, 즉 오토바이에 해당해 자전거 도로 통행이나 음주운전 시 범칙금이 부과되는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사고 발생 시 책임은 오토바이와 완전히 동일하다. 구호 조치나 연락처 제공 없이 현장을 이탈하면 특가법상 도주치상죄가 적용되는 것은 물론, 음주 상태에서 사고를 내고 도주한 경우에는 운전면허도 5년간 취소될 수 있다.
범칙금을 납부하고 절차를 성실히 따른 사람이 오히려 더 불리해지는 경우도 있어, 무조건 처분을 받아들이기보다 다퉈볼 여지가 있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자동차나 오토바이 음주운전은 벌금 미만의 형이 확정되면 운전면허 결격기간 중에도 면허를 다시 취득할 수 있는 예외 규정이 있는데, 전동킥보드에는 이런 예외 규정이 없어 범칙금을 낸 사람이 오히려 1년 결격기간을 고스란히 적용받는 모순이 있었다.
실제로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이런 처분에 불복해 청구된 사건에서 "자동차나 오토바이 음주운전은 결격기간을 면제해주는 예외규정이 있으면서 킥보드에 관련 규정이 없는 것은 명백한 입법 미비"라며 "범칙금을 낸 사람만 불이익을 당하는 모순적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처분을 취소한 바 있다.
전동킥보드는 자동차와 달리 의무보험 가입이 강제되지 않아, 사고를 낸 경우 개인적으로 가입한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 등으로 처리해야 하는데 보장 범위가 제한적이거나 아예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피해자와의 민사 분쟁으로 이어지기 쉽다. 사고 직후 현장 사진·영상 확보, 목격자 연락처 확보 등 초기 증거 보전이 형사·행정·민사 절차 전반에서 중요하다.
전동킥보드 음주운전은 실무에서 자동차 음주운전과 같은 지점도, 다른 지점도 있어 두 가지를 모두 정확히 이해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면허취소 등 행정처분에 이의가 있다면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통해 다퉈볼 여지가 있는지 검토하고, 형사 절차 역시 초기부터 사실관계를 꼼꼼히 정리해 대응하는 것이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
도움말 : 법률사무소 새율 윤준기 대표변호사
출처 : 로리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