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래소 사칭 투자사기, 가담 정도에 따라 처벌 수위 갈려

실제 존재하는 가상자산 프로젝트의 이름과 웹사이트를 그대로 베껴 가짜 투자 사이트를 만들고, 대역배우까지 동원해 전문가 행세를 하며 투자자 71명으로부터 273억 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가로챈 일당이 구속 송치된 사건이 최근 알려졌다. 매달 1.5~1.8%의 수익을 지급한다는 말에 속은 피해자들은 국내 거래소에 보관하던 코인을 해외 거래소를 거쳐 일당이 지정한 지갑으로 옮겼고, 일당은 입금이 끝나자마자 사이트를 폐쇄하고 잠적했다. 이처럼 조직적이고 치밀하게 설계된 사칭 사기일수록 처벌 수위도 훨씬 무거워진다.

가상화폐 거래소나 플랫폼을 사칭해 투자금을 가로채면 형법상 사기죄는 물론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이 함께 적용될 수 있다. 편취액이 5억 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가중처벌 대상이 되고, 실제 존재하는 기업·플랫폼의 명칭이나 로고, 인물 사진 등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면 상표법이나 부정경쟁방지법 위반까지 추가로 문제될 수 있다.

조직 내 역할에 따라 죄책도 크게 달라진다. 총책과 자금 인출·세탁을 담당한 공범, 홍보 영상에 출연한 대역배우, 해외로 도피한 공범 등 가담 형태가 제각각인 만큼, 실제로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 범행 계획을 어느 단계에서부터 인식하고 가담했는지에 따라 양형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지시를 받아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는 항변만으로는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홍보 영상 출연이나 문자 발송 등 부분적인 역할만 수행했더라도 사기 범행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가담했다면 공동정범으로 처벌될 수 있다. 다만 전체 사기 구조를 알지 못한 채 제한적인 역할만 수행했다는 사정이 객관적으로 소명되면 가담 정도가 낮게 평가되거나 방조 수준으로 다퉈볼 여지가 있다.

최근에는 최초 투자 유인(코인 리딩방)에 그치지 않고, 손실을 본 피해자에게 다시 접근해 '손실 복구'나 '보상 절차' 명목으로 추가 송금을 유도하는 코인보상사기, 나아가 금융기관을 사칭한 코인보이스피싱으로까지 이어지는 복합적인 사기 구조가 늘고 있다. 최초 투자 유인 단계에만 관여했는지, 이후 보상사기·보이스피싱 단계까지 가담했는지에 따라 별도의 범죄로 추가 기소될 수 있어 각 단계별 가담 여부를 명확히 구분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나 위탁 보관 자산 회수를 사칭하는 피싱 문자 역시 매달 수십 건씩 신고가 접수되며 경찰이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런 유형은 조직의 말단에서 문자 발송이나 링크 제작 등 단순한 역할만 수행했더라도 관련자로 특정되면 수사 대상이 될 수 있어, 사소한 역할이라는 인식과 실제 법적 책임 사이에 괴리가 클 수 있다.

피해자라면 자금 흐름 관련 자료를 초기부터 확보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가상자산은 이동 속도가 매우 빨라 초기 대응이 피해 회복 가능성을 좌우하는 만큼, 의심스러운 정황이 포착되면 즉시 추가 송금을 중단하고 입금 내역, 지갑 주소, 메신저 대화 기록 등 핵심 증거부터 신속하게 확보해야 한다.

가담자로 지목된 경우라면 자신의 역할과 취득 이익 규모를 객관적으로 정리해두는 것이 방어에 도움이 된다. 수사기관은 계좌 추적, 지갑 주소 분석, 자금 동결 내역 등을 근거로 가담자별 취득 이익과 역할을 특정하기 때문에, 실제 이체·수령 내역과 본인이 취득한 이익의 규모를 명확히 소명할 필요가 있다. 피해자와의 합의나 공탁 등 피해 회복 노력 역시 양형에 긍정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

수사기관은 압수수색과 IP 추적, 도메인 구매 내역 분석 등을 통해 조직도와 가담자별 역할을 특정한다. 피해를 입었다면 "확실한 수익 보장"이나 "손실 전액 보상" 같은 말이 나오는 순간부터 사기를 의심하고 신고와 증거 확보를 서둘러야 하고, 가담자로 지목됐다면 감정적으로 부인하기보다 자신이 어떤 역할을 했고 무엇을 인식하고 있었는지부터 객관적 자료로 정리해야 한다. 두 경우 모두, 수사기관이 실제로 무엇을 근거로 판단하는지 아는 전문가와 함께 초기 단계부터 대응 방향을 구체적으로 세우는 것이 사건의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


도움말 : 법률사무소 새율 강민기 대표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