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적장애가 있는 동급생을 집단으로 폭행하고 담뱃불로 신체를 지지는가 하면 옷을 벗겨 불법촬영까지 한 중학생들에게 법원이 소년법상 가장 무거운 처분을 내렸다. 가해 학생 중 한 명은 "나는 촉법소년이라 처벌받지 않는다"며 폭행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법원 소년부는 이 학생을 포함한 2명에게 10호 처분, 나머지 1명에게 9호 처분을 결정했다. 10호 처분은 장기 소년원 송치로 최대 2년까지 소년원에서 생활하게 될 수 있다.
촉법소년이라고 해서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연령에 따라 적용되는 절차와 법적 효과에는 차이가 있다. 만 10세 미만은 형사처벌이나 보호처분의 대상이 되지 않지만,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은 형사처벌 대신 소년부로 송치돼 보호처분을 받을 수 있다. 만 14세 이상 19세 미만의 범죄소년은 형사절차의 대상이 되며, 사건의 내용과 여러 사정을 고려해 소년부 송치나 기소유예, 정식 기소 등이 이뤄질 수 있다.
학교폭력이 함께 발생한 사건이라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절차와 소년보호절차가 별도로 진행될 수도 있다. 촉법소년이라고 하더라도 학교폭력에 대한 서면사과, 출석정지, 학급교체, 전학 등의 가해학생 조치를 받을 수 있다. 학교폭력 절차와 소년보호절차는 각각 목적과 근거가 다른 별개의 절차이기 때문이다.
보호처분의 종류도 다양하다. 소년법상 보호처분은 1호인 보호자 또는 보호자를 대신해 소년을 보호할 수 있는 사람에게 감호를 위탁하는 처분부터 10호인 장기 소년원 송치까지 단계별로 나뉜다. 이 가운데 8호는 1개월 이내, 9호는 6개월 이내, 10호는 최대 2년까지 소년원에 송치될 수 있다. 보호처분은 형사처벌과는 구별되지만, 소년원 송치와 같은 처분이 내려지면 학교생활과 일상에 상당한 변화가 생길 수 있는 만큼 가볍게만 볼 수는 없다.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둘러싼 입법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강력·중대·반복범죄에 한해 현행 만 14세 미만의 촉법소년 기준을 만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이후 적용 범위와 하향 폭 등에 대한 추가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아직 관련 법 개정이 완료된 것은 아니므로 현재는 만 14세 미만이라는 현행 기준이 적용된다.
따라서 촉법소년 사건이라고 해서 초범이라는 이유만으로 가벼운 처분을 예상해서는 안 된다. 사건의 내용과 피해 정도,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소년의 반성 태도와 재범 가능성, 가정환경 등 여러 사정이 함께 고려되기 때문이다. 사건 초기부터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정리하고 이후의 생활환경과 재발 방지 계획 등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호자의 역할 역시 소년보호사건에서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된다. 재판부는 보호자가 소년을 적절하게 지도하고 보호할 수 있는 환경인지, 보호자가 어떤 방식으로 재범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따라서 보호자는 단순히 선처를 호소하는 데 그치기보다 자녀의 현재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필요한 상담이나 교육 등을 통해 앞으로의 생활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기기를 매개로 한 촉법소년의 성범죄 역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딥페이크와 불법촬영 등 디지털 성범죄가 저연령층에서도 발생하면서 사건의 특성에 맞는 대응이 중요해졌다. 특히 휴대전화나 메신저 등에 남아 있는 대화 내용과 촬영물, 전송 기록 등이 사건의 사실관계를 판단하는 자료가 될 수 있어 초기 단계에서 관련 자료를 정확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 역시 소년보호사건에서 고려될 수 있는 요소다. 소년법 제25조의3은 판사가 피해자와의 화해를 권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화해가 성립된 경우 보호처분을 결정할 때 이를 고려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피해자에게 일방적으로 합의를 요구하기보다는 사건의 경위와 피해자의 의사를 충분히 고려하면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반대로 신고 내용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포함돼 있다면 이를 모두 인정해서도 안 된다. 실제로 하지 않은 행동까지 인정하거나 사실관계가 불분명한 부분을 섣불리 받아들이면 이후 절차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진술 내용과 메신저 대화, 영상자료, 목격자 진술 등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실제 있었던 일과 사실과 다른 내용을 구분해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소년보호사건에서는 행위의 경위뿐 아니라 소년의 반성 태도와 피해 회복 노력, 보호자의 양육환경과 재범 방지 의지 등이 함께 살펴진다. 따라서 사건이 발생했다면 단순히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로 안심하기보다 사실관계를 정확히 확인하고, 소년이 다시 같은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생활환경과 보호 및 지도 계획까지 함께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 : 법률사무소 새율 최성현 대표변호사
출처 : 법보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