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제작·유포 처벌 강화…저장·시청도 형사처벌 대상 될 수 있어

딥페이크를 이용한 성범죄가 이어지면서 영상을 직접 유포하지 않았더라도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어 관련 법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행 성폭력처벌법은 다른 사람의 얼굴·신체 또는 음성을 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편집·합성·가공하는 행위를 처벌하고, 해당 편집물이나 복제물을 소지·구입·저장·시청하는 행위도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최근에는 연구실 동료 7명의 얼굴을 딥페이크 기술로 합성해 성착취물 1141개를 제작한 대학원생이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은 사건이 알려졌다. 검찰과 피고인이 모두 형량에 불복해 항소하면서 사건은 2심으로 넘어갔다. 양측이 모두 항소한 경우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이 적용되지 않아 1심보다 무거운 형이 선고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항소 여부와 실익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딥페이크 관련 처벌 기준은 성폭력처벌법 개정으로 강화됐다. 현행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는 딥페이크 영상물을 편집·합성·가공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개정 전 처벌 요건이었던 '반포 등을 할 목적'도 삭제돼 유포 목적이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형사책임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직접 제작하지 않았더라도 해당 편집물이나 복제물을 소지·구입·저장 또는 시청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따라서 딥페이크 사건에서는 실제 유포 여부뿐 아니라 제작과 저장, 시청 등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가 있었는지를 각각 구분해 살펴봐야 한다.

실제 유포가 확인되지 않았더라도 민사상 책임이 인정된 사례도 있다. 텔레그램 AI봇을 이용해 피해자의 얼굴을 합성한 허위영상물 8개를 제작해 외장하드에 보관한 사건에서 법원은 피해자의 불안과 정신적 고통 등을 고려해 위자료 1200만원을 인정했다. 같은 가해자를 상대로 한 다른 피해자의 소송에서도 800만원의 위자료가 인정됐다.

아동·청소년의 얼굴을 이용한 딥페이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적용 여부도 별도로 살펴야 한다.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될 수 있다. 대법원은 2025년 실제 아동·청소년의 얼굴을 다른 사람의 나체 등에 합성한 경우 이를 곧바로 '실제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성착취물'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합성물 속 인물이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에 해당하는지는 외모와 신체 발육 상태, 실제 나이와 신원, 제작 경위와 상황 설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수사 과정에서는 디지털 포렌식도 주요 쟁점이 될 수 있다. 휴대전화와 컴퓨터 등 저장매체 분석을 통해 합성물의 제작·저장 과정과 관련 대화, 파일 이동 내역 등이 확인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압수수색의 범위와 절차가 적법했는지, 확보된 디지털 증거의 동일성과 무결성이 유지됐는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범행 시점 역시 중요하다. 법 개정 전후로 제작·합성 행위의 처벌 요건이 달라진 만큼 실제 행위 시점에 따라 적용 법규를 확인해야 한다. 피해자 수와 제작물 규모, 반복성, 유포 및 피해 회복 여부 등도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함께 고려될 수 있다.

제3자에게 딥페이크 제작을 의뢰하거나 비용을 지급한 경우에도 관여 정도에 따라 공동정범이나 교사범 성립 여부가 문제될 수 있다. 수사를 앞두고 저장매체의 자료를 임의로 삭제하거나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해 합의를 시도하고 관련자들과 진술을 맞추는 행위는 증거인멸이나 2차 가해로 해석돼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수사대에서 디지털 증거를 다룬 경험과 디지털포렌식 자격증(EnCE)을 보유한 법률사무소 새율 강민기 대표변호사는 딥페이크 사건은 영상의 존재 여부뿐 아니라 합성물의 기술적 특성과 제작 경위, 저장매체의 자료, 디지털 증거 확보 과정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건 초기부터 합성물의 성격과 제작 시점, 제작·저장 경위를 정확하게 정리해 적용 법조와 대응 방향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출처 : CWN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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